the Summerford

최근 상황 - Covid19

bluebone 2020. 7. 14. 14:25

안녕하세요! 

 

 

 

 

 

잘들 지내고 계시죠?

 

저희는....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어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제대로 스트레스 받지만,

저희 둘 다 계속 일을 할 수 있고, 일자리를 잃지않았다는데 감사한, 

그래도 이 스트레스가 너무하다는... 

그런 나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날씨가 더워지면서, 바이러스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서, 더더더더더더더더더 힘들어졌지만 ㅠ

그래도 숨쉬며 살아가고 있어요.

 

 

 

 

 

 

 

마스크 쓰고 찍은 사진은 다른 날에 찍은 사진.

이 때가 3월 즈음이었던가?

 

이번해 초부터 코비드19 소식이 들리기 시작하고, 

뉴욕에서는 벤틸레이터, 인력이 모자라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죠.

엄청난 전염속도 덕분에 여기 텍사스에서도 서서히 준비하기 시작.

 

일반 병실에 거대한 선풍기 같은 기계들을 설치해 

병실을 네거티브 프레셔로 만들고,

여기 지역업체들의 도움을 받아 마스크랑 가운들을 걱정없이 쓸 수 있게 그렇게 준비를 했어요.

 

일반 수술용 마스크는 하루 쓰고 버릴 수 있지만, 

N95 마스크는 UV 라이트로 클리닝 과정 거친 후 다시 재사용하는... (최대 5번 클리닝 하는걸로)

가운은 쓰고나면 병원에서 씻어서 다시 쓸 수 있는 그런 가운.

 

그렇게 코비드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게끔 대비를 했어요.

 

처음 환자들을 받았을 때에는 다들 엄청나게 무서워하고 꺼리는 분위기였는데

3개월 조금 넘은 지금은 그냥... 일상이 되어버린 분위기라; 

뭔가 모르게 사람들의 적응력이 엄청나게 무섭고 그렇네요. 

 

 

 

 

 

 

처음 코비드 환자들을 대하고, 직원들이 힘들어 할 때 엘레베이터에서 본 이 사진.

강아지가 있고, 글귀가 마음에 와닿아서 찍어봤네요.

 

이 때는 다들 몸이 힘들다기보다는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 누구도 이 바이러스에 대해 제대로 알지못했으니까.

지금도... 100%는 아니죠.

 

 

 

 

 

지역 교회에서 저희들 응원한다고 헤드라이트 켜고 기도하는걸 하러 왔는데....

문제는 해가 안졌다는거..... ㅋㅋㅋㅋㅋㅋㅋ

저녁 7시가 넘었는데 해가 안져서 헤드라이트 켜도 티도 안나고 ㅋㅋㅋㅋ

 

병원이 커서 사람들이 주차장 여기저기로 흩어져버려서 ㅋㅋㅋㅋ

저희 병동에서는 요만큼만 보였어요.

나중에 집에 갈 때 쯤 보니 차들이 좀 더 늘어있었지만, 해는 아직도 지지않았었다는 ㅋㅋㅋㅋ

 

 

 

 

 

 

왼손잡이 삐뚤빼뚤 우리서방 필체.

 

병원에서 일하고 돌아오면 저녁먹고 쇼파에서 뻗기 일쑤.

이것도 그냥 일상이죠... ㅎㅎㅎ

 

출근하는 어느 하루, 샤워하고 나와서 커피 마실려고 하는데 보이는 이 컵.

종이가 밑에 있길래 뭐야... 하고 봤더니 서방의 노트.

 

요렇게 하나씩 힘들 때 마다 남겨준다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뉴욕에서 활개치고 있을 때, 

사람들이 사재기를 하기 시작했지요.

 

청소 할 때 쓰는 아이들, 손 소독제, 음식들을 사재기하는건 이해가 되는데, 

왜 휴지를 사재기 한 걸까요?????????

 

저희는 사재기가 극성일 때는 마트에 아예 안가고 (집에 넉넉히 있어서)

상황이 좀 나아진 다음에 갔는데도 

요렇게 텅텅 비어있던.....

 

어르신들이 필요한 생필품을 사지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그런 시기였기도 했지요.

소셜미디어에 이런 사연들이 올라온 뒤로는 

어르신들을 위한 생필품을 따로 보관해두는 마트들이 많았어요. 

그들을 위한 시간을 따로 오픈한 마트들도 있었고...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극성이 되건말건, 

해는 여전히 뜨고 지고... 

자연은 무심하다.... 뭐 이런.

 

하루 일 끝나고 집에 갈 때 석양이 너무 이쁘길래 찍어봤네요.

 

 

 

 

 

집에서는 또다른 문제가 있었지요.

서방의 이발 문제.

 

머리를 굉장히 짧게 유지하는 서방이 이발안하고 한 달 정도 있었던가?

머리카락이 삐쭉빼쭉 솟아나오기 시작하고 

매일 매일 이발해야되는데 이발해야되는데 하면서 궁시렁대고....

인터넷으로 자기 집 차고에서 이발해주는 이발사를 찾았다면서 

거기 가서 이발하고 오겠다며 난리를 치길래,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데 니가 그런 말을 하냐고 

그 사람 지금 락다운 상황에서 그렇게 영업하면 안되는거라고 (불법이죠)

그 사람은 괜찮다고 쳐도 그 사람이 이발해 준 사람들 중에 아픈 사람이 있었다면 어떻게 할꺼냐고. 

증상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도 있다고, 

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게되면 나는 니 얼굴도 못보고 전화로만 상황보고 받아야한다고.

제정신이냐고. 

 

그렇게 다툼을 다툼을 했었어요. 몇번이고.

고작 이발때문에.

 

고작 이발때문에. 라고 썼지만, 

서방한테는 이게 큰 문제였어요.

날씨가 더울 땐 머리카락을 짧게 잘라 유지하는 서방인데, 

저는 머리 스타일 관리를 잘 안하기 때문에....;;;

(고작 1년에 한 번 정도로 이발하는 1인;;;;)

저한테는 그렇게 크게 다가오지가 않았던거죠...

(흰머리가 나도 염색 안하는 1인... 머리카락 기부 조건 중 하나라;;;;;;;)

 

그.래.서.

 

이발기구를 장만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놔.

이것도 사고 배송이 엄청 오래 걸렸어요?!

사람들이 다 집에서 머리깎기로 결심했나봐 ㅠ_ ㅠ

서방이 좌절과 절망과 분노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다 포기할 때 즈음.... 택배 도착!!

 

그 날 바로 깎기로 ㅋㅋㅋㅋㅋㅋ

 

근데.... 케이프는 더 늦게 배송된다는거.... ㅋㅋㅋㅋㅋ

그래서 쓰레기 봉투 구멍내서 뒤집어쓰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닥에 쓰레기 봉투 잘라서 깔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결과는?!

행복한 빡빡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발하고 티셔츠 갈아입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로나 덕분에 이젠 서방 이발 제 몫이네요 -_ ㅠ

일이 늘었어.... ㅋㅋㅋㅋㅋㅋ

 

 

 

 

 

출근길에 후딱 찍고 들어간다고.... 진짜 후딱 찍었네요.  

포스터들 글씨는 안보이지만, 코비드 때문에 방문객들을 허락 안한다는 내용.

 

처음 코비드 환자들 받을 때엔 다른 유닛을 코비드 유닛으로 썼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저희 유닛으로 바뀌었어요.

일 할 때 마다 대하게 된 코비드 환자들......

 

원래 일 할 때 마다 제가 쓴 물건들, 신발까지 한번씩 다 닦아 제 보관함에 넣어두고 쓰는 편인데, 

코비드 환자들 대하면서 이게 더더더더더더더 심해졌어요 ㅋㅋㅋㅋㅋ

다른 간호사들이 너무하다고 할 정도로?!;;;;;

 

출근해서 스크럽 갈아입고, 스크럽 캡 쓰고 일하고, 

퇴근할 때 스크럽 갈아입고, 캡 봉투에 담아와 세탁하고, 쓴 물건들, 신발 다 닦아 넣고, 

차 탈 때 신발 갈아신고, 

집에 와서 신발 현관에 벗어두고, 가방도 현관에 놓고, 바로 샤워.

안경이랑 시계도 샤워하면서 같이 물이랑 비누로 씻고. 

아오.....

이거 진짜 일이에요. 일.

 

엄청나다고, 너무한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서방도 페덱스에서 일하기에 미국 전역에서, 세계 각지에서 오는 택배들을 접하잖아요.

둘 다 바이러스에 노출 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이고, 

저는 환자들을 직접 대하니까...

서방은 저처럼 병적으로 하지는 않기에.... 저라도 저희 둘을 위해서 조심, 조심, 또 조심해야죠.

 

여기에다 적으려니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는데...

눈 깜빡하는 사이에 변하는 환자들 상태가... 엄청 무서워요.

 

여태까지 간호사로 일하면서 다양한 환자들을 접했고

그들 중 엄청 아프신 분들도 많고, 건강한 환자들도 많았어요.

 

그런데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이렇게 힘든건 처음이에요.

 

환자들 상태가 진짜 눈 깜짝 할 사이에 변하고

환자들은 엄청난 고통, 무서움에 휩싸여있는데

그 상태를 지켜봐야하는게 마음 아프고

제대로 된 치료법은 없고

환자들 뿐만이 아니라 가족들은 곁에 있지도 못하니 

걱정되는 가족들은 전화를 전화를 해서 

어떤 분들은 업데이트 해줘서 고맙다, 환자 돌봐줘서 고맙다, 용감하다, 기도하겠다 말씀해주시지만

어떤 분들은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불평하시고, 왜 병원에 못오게하는거냐고 불평을 불평을...

하아....

 

환자분들이 살아계시면은 이런건 아무 문제도 아니에요.

환자분들이 호스피스 (hospice, end of life care) 케어를 받다 돌아가시면

가족들은 제대로 환자분들의 마지막도 못지켜보는...

 

힘들고, 지치고, 슬퍼요.

 

괜히 언론에서 간호사들 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이야기하는 게 아니에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나오네요. 한국어로는.

병원에서 어떻게 대비하는가에 대해서 (가운이랑 마스크, 네거티브 프레셔 머신 등등)

환자들의 상태에 대해서 

환자들 가족분들을 대하는 데에서 

능력을 갖춘 도움 인력이 부족한 데에서 

환자들 치료 팀들 간의 의사소통에 대해서 

등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그냥 쉽게 쉽게 넘어가는 게 없는 것 같아요.

 

다들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은..... 그런 상태.

 

일 할 때 이젠 스크럽이랑 저 수술용 모자를 꼭 쓰게 되었어요.

모자 위에 쓴 헤어넷 (머리망? ㅋㅋ) 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어서 

쓸 때도 있고 안 쓸 때도 있고....

 

쓰고 일해도 집에 오면 샤워 박박- 해서 씻어내는건 똑같지만, 

느낌상... 뭔가 머리카락을 보호해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 ㅋㅋㅋㅋ

샤워 하루에 두 번 하는 덕분에 머릿결이 제대로 상하고 있어요 ㅠ_ ㅠ

헤어 마스크랑 팩이 필요해요....ㅠ

 

코비드 환자들만 타는 엘레베이터를 지정하고, 

코비드 유닛 (저희 병동) 에는 직원들만 들어갈 수 있다는 사인을.

 

지역 주민들이 보내주신 감사카드들.

 

출근 할 때, 마스크 쓰는게 필수가 되었고, 

모자 빨아서 까먹고 출근한 날에는 요렇게 헤어넷 쓰고 일하고 ㅋㅋㅋㅋ

중간에 사진 마스크는 N95...

예전에 썼던 아이는 구할 수가 없어서 병원에서 새로 구한 아이.

처음에는 저렇게 썼는데

이젠 저 위에다가 다른 마스크 하나 더 쓰고 환자병실에 들어가야돼요....  

말 그대로 숨이 턱턱 막히는;;

환자병실 안들어 갈 때엔 일반 마스크 쓰고.... ㅎㅎㅎㅎㅎ

 

이게 일상화가 되어가고있어요 ㅠ

 

 

 

 

 

사람들의 심리상태가 어떻던 말건, 

자연은 말없이 그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해지는 보랏빛 하늘에 시리게 뜬 달이 이뻐서.

 

 

 

 

 

한때, 코비드가 이렇게 심하지 않았고 환자 당 방문객 한 명 씩 허락할 때 즈음 

(물론 코비드 유닛은 방문객 허락 안 함)

지역주민들이 해 둔 초크아트.

ㅎㅎㅎㅎ

 

 

 

 

 

여기 지역교회에서 간호사의 주 (nurses' week) 에 챙겨주신 난초들.

감사하게 잘 받아왔는데... 

꽃이 말라 떨어졌어요... ㅠ_ ㅠ

초록 이파리는 싱싱하게 잘 살아있는데 이거 어떻게 해야하는건가요?

관리 꽤 까다롭네요 이 아이... 버리기는 싫고 ㅠ

아시는 분???

 

교회에서 거의 한 달 간 주간, 야간 직원들 점심, 저녁 사주시고, 

마지막 즈음엔 요렇게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음식들 장바구니에 싸서 주시고 하셨어요.

정말 감사하게 잘 먹었고,

다들 살찐다며 행복한 불평을 하곤 했었지요 ㅎㅎ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ㅠ

 

 

 

 

 

요렇게 시간여행 포스팅이 아닌, 최근상황 포스팅을 해봤네요.

매번 밀린 일기 쓰다가 이렇게 최근 이야기를 하니, 굉장히 새로워요?!

ㅋㅋㅋㅋㅋㅋ

-_ ㅠ

 

최근 상황이 많이 안좋아져서 한국에서도 뉴스에 나오나봐요.

부모님께서 걱정된다고 연락오는거 보면 ㅎㅎㅎ

 

달라스 (Dallas) 에 확진자들이 많이 나와서 

달라스 근처 어빙 (Irving) 병원들까지 꽉 차고, 

이제 저희쪽으로까지 넘어와서 환자들 수가 늘었어요.

 

저희 병동이 꽉 차서 

처음에 코비드 환자 받을 때 썼던 그 유닛을 다시 코비드 유닛으로 열고 

환자 수가 어떻게 되는가에 따라 다른 유닛을 열고말고를 이야기한다네요.

 

어여 백신이랑 제대로 된 치료법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어디 제대로 놀러가지도 못하고, 한국도 못가고....

원래 이번 달, 7월, 에 한국으로 놀러가는 계획이었는데 다 취소하고 ㅠ_ ㅠ

기약없는 계획이 되어버려서 (지금 당장은 ㅠ_ ㅠ) 슬퍼요...

 

이것도 이러다가 지나가겠죠. 언젠가는...

 

병원 일하러 가기 전 날 마다 서방한테 일하러 가기 싫다고 그래요.

예전에는 환자들 상태가 위독하고 그 다음날 또 출근해야 할 때만 그랬는데...

요즘은 매번 그래요 ㅠ_ ㅠ

 

이것도 이러다가 지나가겠지... 하는데 

저희 병동 간호사들이 병원 여기저기 다른 병동으로 도움주러 가거든요.

거의 매일.

저희 병동만 간호사가 부족한 게 아니라 다른 병동들도 마찬가지라...

어디에서 일하게 될 지 모르고, 

입원하는 코비드 환자 상태들은 위독해지고, 

병원 정책/제도는 거의 매일 바뀌다시피하니, 

아무것도 제대로 딱 정해진 게 없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이러다가 괜찮아지겠죠..... 허허....

괜찮아져야하는데...

 

 

 

 

이 포스팅도 몇 주에 걸쳐 하게되네요.

쉬는 날 되면 피곤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지라 -_ ㅠ

후아...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시구요~ 

마스크 쓰시고, 손 잘 씻으시고!

사람들 많은 곳 피하시고, 너무 가까이 붙어있진 마시고 ㅎㅎ

아프지 마세요~

 

다음 포스팅으로 돌아올께요.

오늘도 놀러와주셔서 감사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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