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erford

▶◀ 안녕 Hershey.

bluebone 2014. 6. 19. 04:54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들? ㅎㅎ






2주 전에 슬픈 일이 있었어서... 서방이나 저나 시엄마나... 다들 상태가 말이 아니었네요.

지금은 좀 괜찮아진 듯 해서 이렇게 블로그에 글 남겨봐요.






시엄마가 평일에는 보통 밤 10시 전후로 주무시거든요. 다음날 출근해야하니까.

근데 6월 3일, 화요일에 시엄마께 전화가 왔어요. 밤 9시 46분에.

한번도 없었던 일이라 시간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시엄마랑 통화하면 항상 How are you? 라고 안부를 먼저 묻거든요. 무슨 용건으로 통화하든간에..

근데 시엄마가 I'm not good. 이라고 대답을 하시는거에요. 목소리도 되게 안좋으시고...

그러고서는 I have bad news. 라고....... 



순간, 가슴이 철렁. 했어요.



저희 부모님이랑 마찬가지로, 시엄마도 저희 걱정 안시키려고 안좋은 일이 있어도 말씀 안하시거든요.

얼굴 보고, 같이 있을 때에나 말하지...

그래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시엄마가 키우는 강아지 둘 중의 하나, Hershey를 데리고 응급실을 다녀왔대요.


이틀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게 산책 잘 하고, 잘 뛰어놀던 애가

그 전날 밤에 침대나 쇼파 위로 점프도 못하고 그러더니,

그 날 당일, 시엄마가 퇴근해서 보니까는 뒷마당 풀밭에 벌러덩 누워있더래요.

시엄마가 계단을 내려가서 뭐해, 집안에 들어가자- 고 했는데, 애가 못일어나더래요.

시엄마가 일으켜세웠는데, 네 발로 서질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더래요.


시엄마가 놀래서 앞집에 사는 Tommy 아줌마한테 가서 이야기를 하니까 응급실에 가자 그랬대요.

그 아줌마네 강아지 한 마리도 같은 증상을 보였던 적이 있거든요. 척추수술받고 지금은 잘 지내지만요.


시엄마랑 Tommy 아줌마랑 같이 응급실에 가서 Hershey 엑스레이 사진도 찍고 수의사도 보고 했지요.


목 주변이랑 꼬리 주변의 척추에 디스크가 빠져나왔대요.

그래서 일어서려고 할 때 마다 거기에 전해지는 압력에 통증이 더해져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거라고...

촉진을 했을 때, 애가 아직 아픈걸 느끼는 걸 보니까 척추수술하면 희망이 있을 것 같다고.

(신경은 살아있다는 말이죠.)

일단 Hershey는 걷거나 뛰면 안되는 상태이기때문에 응급실에서 하루밤 지내기로 하고,

시엄마는 집에 Tommy 아줌마랑 같이 오셔서 저한테 전화를 하신거죠.




그 이야기를 듣는데... 멍~ 해지더라구요.

Hershey는 이제 5살인가 6살인데... 너무 갑작스러운거죠...


정말 솔직하게 말해서, 시엄마의 다른 강아지, Sparkle은 13살인가 14살이거든요.

(둘 다 입양한 아이들이라 확실한 나이를 몰라 이렇게 적네요..)

그래서 무슨 일이 있으면 Sparkle이겠거니 했는데... 어린 Hershey에게 일어날 줄이야...


일단은 척추수술 받는걸로 생각은 하고있는데, 수술비용이 6천달러 정도 든다고 하더라구요.

척추수술로도 애가 못걸을 경우에는.... 안락사를 시켜야 할 수도 있다고...


시엄마 일하시는 대학병원에 동물병원도 되게 크게 있거든요.

마침 시엄마랑 같이 일하시는 의사가 동물병원 총괄하는 의사분을 아신다그래서,

그 다음날 시엄마가 Hershey 데려다가 다른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어요.

아침에 일찍 가서 그 사람들이 뭐라하는지 전화로 알려주시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시엄마랑 전화통화를 끝내고, 서방이 퇴근해서 집에 왔어요.

될 수 있으면 나쁜 소식은 퇴근 직후에 말 안하려고 하는데... (서방한테 좀 쉴 시간을 주는거죠...)

시엄마랑 통화 끝내고 5분도 안되서 서방이 집에 왔거든요.... 

표정 보고는 무슨 일이냐고 묻길래.... ㅠ

어쩔 수 없이 말해줬어요...


둘이서 수술하면 되겠지? 수술하면 될꺼라고 수의사가 말할꺼야... 라면서 ㅠ

걱정하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잠이 들었어요.

혹시나 시엄마 전화소리 못들을까봐 폰을 머리맡에 제대로 뒀는지 확인을 몇번이나 했는지...






다음날 아침. 9시 54분.


진동소리에 잠이 깨서 보니, 시엄마 전화.

얼른 받았더니 시엄마 목소리가 완전 안좋아요...

대학병원으로 왔는데, 밤 사이에 Hershey의 상태가 더 나빠진 것 같다고..

촉진을 해도 아픈걸 못느낀데요.

수의사 말로는... 수술을 해도 제대로 걷지못할 가능성이 70%.....


Hershey는요.. 

시엄마랑 저랑 둘이 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해 온 아이에요.

근데, 보호소에 있던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아주 애교가 많은 아이에요.

처음 시엄마를 보자마자, 우리에서 나오자마자, 

시엄마 무릎 위로 폴짝 올라가 시엄마에게 키스를 퍼부어대던 아이에요.

산책을 가면, 만나는 사람들마다 달려가서 인사해야하구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안녕하냐고 Hershey에게 인사해줘야해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얘 성격 너무 좋으다고, 입양된 아이 안같다고. 

그렇게 말 할 정도로 성격 좋고 활발한 아이에요.


그런 아이가 이젠 못걷는다네요.


수의사들이 하는 말로는,

자기네들은 강아지들이 병원으로 들어오면서 낑낑대거나 미친듯이 짖어대는 게 좋대요.

강아지들이 아픈걸 느낄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거니까요.


그런데... Hershey를 시엄마가 데리고 그 병원으로 들어갔을 때, Hershey는 소리 하나 내질 않았대요.

신경세포들이 아무것도 못느끼는거죠...


그리고 이런 척추문제가 보기 드문 일이 아니래요.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따로 우리가 뭘 잘못해서 강아지들한테 이런 일이 나타나는 게 아니래요.

아무 이유없이 일어난다고...

빈이도... 퍼그 종류에게도 흔하게 일어나니까 조심해야한다고...






저랑 통화하고, 나중에 또 서방이랑 계속 통화하면서 

시엄마는 Hershey를 시아빠가 계신 곳으로 보내주기로 했어요.

이래저래 생각해봐도 Hershey를 위한 최선의 방법.

자존감이 엄청 강한 Hershey.... 자기가 마음대로 못걸어다닌다는 것을 못견딜꺼거든요.....


시엄마는 Hershey랑 마지막 20분 정도를 같이 보냈다고 해요.


평소에 천둥번개 치는 걸 엄청 무서워해서 비가 오는 날이면 항상 뒷문에다 점프해대며 집안에 들여달라던 Hershey였는데...

그 날 저녁에 천둥번개 칠꺼라는 일기예보가 있었대요.

시엄마가 'Hershey, 오늘 밤에 천둥번개 친데... 이젠 천둥번개 치는거 안무서워해도 돼. 니가 가는 곳에는 천둥번개 안칠꺼야..' 라고 말해주는 내내 Hershey가 그렇게나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시엄마를 쳐다봤대요.

시엄마랑 통화하면서 이 이야기 듣다가 울었는데... 또 우네요... 후................. 






그 수요일 이후로 시엄마랑 매일 매일 통화하고 그랬네요.

Sparkle도 그렇고 시엄마도 그렇고 걱정이 되서 얼굴 보고싶다고 서방한테 매일 말하고..


결국 지난 주 목요일에 시엄마가 서방생일 겸 써프라이즈 한다고 내려오셔서 얼굴 봤어요.

걱정이 덜해졌어요.

아직도 슬퍼하시는 것 같지만, 그래도 조금은 나아지신 듯..






마지막으로 Hershey 사진 올리고 갈께요.

무슨 말을 어떻게 무슨 정신으로 썼는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올립니다.

앞뒤 안맞아도 이해해주셔요 ㅎㅎ



Hershey, I hope you are having a wonderful time with Butch and Mr. Garry. We love you and you will be always lo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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